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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교섭 관람기

설 명절을 앞두고 1월 18일 영화 '교섭'이 개봉되었습니다. 영화를 감독한 임순례 감독과 주연 배우 황정민은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20년 만에 같이 영화를 찍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주연배우 현빈은 황정민과 사적으로 친한 사이로 알려졌지만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눈에 띄는 배우인 강기영은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이름을 알린 배우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줄거리

이 영화는 2007년 분당의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당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사건으로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이 영화는 사건 발생 후 납치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교섭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분쟁으로 혼란한 아프가니스탄에 선교 활동을 하러 갔다가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22명을 협상으로 구출하는 영화입니다. 황정민이 외교관 정재호 역을 맡았고, 현빈은 국정원 요원 역을 맡았습니다. 테러와 납치 등 교섭을 전문으로 하는 외교관인 정재호는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파견되어 예상치 못한 변수에 당황하게 됩니다. 

 

개성 강한 등장인물

국정원 요원 박대식은 현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전 사건인 이라크 피랍 사건에서 구출 실패로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오랜 기간 중동 지역에 살고 있어서 현지화가 되어 텁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있습니다. 여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멀끔한 모습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 둘은 처음에는 다른 업무 스타일로 좀처럼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였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으로 인해 협력하여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강기영이 맡은 카심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유일하게 유창한 파슈토어를 구사하는 한국인으로 통역을 맡아 정재호와 박대식을 도와주는 인물입니다. 음지의 일을 하다 위험에 빠졌을 때 대식이 도움을 주어 마지못해 교섭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국가적 대의로 보다는 정산받아야 할 돈을 중요시하는 인물입니다. 진지한 영화의 분위기에서 가끔씩 웃음을 줍니다. 극 중에서 파슈토어를 현지인처럼 해야 하는 설정이기 때문에 대사를 외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현지 촬영

영화의 배경이 아프가니스탄이다 보니 해외에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2021년부터 탈레반이 집권하여 위험한 상황으로 입국이 어려워 가장 조건이 비슷한 요르단에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촬영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출국 허가를 받는 것에서 부터 어려움이 있었지만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끝맺음

영화의 마지막은 또다른 피랍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이 사건도 실제로 일어난 사건으로 한국인 선원들이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해적에 납치되었다 174일 만에 풀려난 사건입니다. 영화가 계속되었다면 재호는 교섭 현장에서 활약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영화는 모가디슈와 비슷한 면도 있고 연결되는 듯 합니다. 국민에게는 비호감도가 있었고, 유족들에게는 아직도 상처로 남아 있을 사건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이 사건을 다시 꺼낸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영화에서도 '그러길래 가지 말라는 데를 가서 여러 명을 고생시키나'라는 냉소적인 대사가 나옵니다. 구해줘야 하는 인물들에 대한 당위성은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영화에서 초반에 인질들이 억울하게 잡힌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초한 것으로 제시해 버리기 때문에 관객들은 인물들에 쉽게 이입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인질을 구해야 할 긴박함이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설날 연휴 전에 개봉했지만 연휴동안 동원된 관객은 지난 추석 개봉한 공조 2:인터내셔널 하루 동원 관객인 70만 명보다 적었다고 합니다. 적지 않은 130억 원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결국 가장 재밌었던 것은 현빈의 얼굴이었다는 웃지 못할 평도 있을 정도로 아쉬운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