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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즈 아웃 (Knives out) 뒤늦은 관람평

얼마 전 넷플릭스에 나이브즈 아웃 2편이 공개되었습니다. 1편이 2019년작이었지만 관람시기를 놓쳐 아직까지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2편과 내용상 이어지지 않을까 하여 뒤늦게 넷플릭스를 통해 보았습니다.

1.  모던 추리 스릴러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한 권의 추리 소설을 보는듯한 느낌을 들게 합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추리소설의 클리셰가 있지만 그런 특징 때문에 예전 추리소설을 읽던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시대적 배경은 현재이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집은 앤틱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으며 살인당한 인물은 추리소설작가로 막대한 재산을 갖게 되었다는 설정은 고전적인 느낌을 줍니다. 

 

2. 감독 라이언 존슨

감독 라이언 존슨은 2005년 데뷔하였습니다.  전작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관객의 기대와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하여 평론가에게는 호평을 받았지만, 스타워즈의 열성팬들에게는 전통을 무시하였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라스트 제다이로 다소 저평가되었지만, 현재까지 연출, 제작, 각본 모두 혼자서 모두 해왔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이번 나이브즈 아웃 시리즈도 연출, 제작, 각본 모두 라이언 존슨 감독입니다.

 

3. 나이브즈 아웃 (Knives Out)의 의미

칼을 뽑다라는 뜻이지만 상황을 안 좋게 만들다, 어떤 사람을 비난의 대상으로 몬다는 뜻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작가인 등장인물의 소설 제목이기도 합니다. 감독은 라디오헤드의 팬이어서 라디오헤드의 곡명인 Knives out을 영화제목으로 썼다고 합니다. 등장인물의 수집품 컬렉션으로 보이는 듯한 수십 개의 칼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번쩍이는 칼의 단면이 깨진 유리조각처럼 하나의 사물을 여러 개로 비춰주는 모습은 다면적인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추악한 내면의 칼을 뽑는다면 상황을 파국으로 만들겠습니다.

 

4. 호화로운 출연진

나이브즈 아웃 시리즈의 주인공인 다니엘 크레이그부터 캡틴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할리우드 대세 배우 아나 데 아르마스가 출연합니다. 

그 외 쟁쟁한 대선배 배우들이 줄연합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폰트랍 대령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플러머, 제이미 리 커티스, 돈 존슨 등이 출연합니다.  많은 분들이 다니엘 크레이그의 팬일 텐데요, 제임스 본드 그 자체였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쉽게 지우기 어렵지 않을까 했습니다. 이런 기우와 다르게 본인의 이미지와 180도 다른 우스꽝스러운 미국 남부 억양을 구사하는 사립탐정의 역할을 제대로 연기했습니다. 첫 등장신에서는 이전의 캐릭터가 강했던 터라 다소 무게감 있는 인물이 아닐까 예측했지만 역시 배우는 배우였습니다. 특히 후반부상당량의 대사를 단번에 내뱉는 장면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그 자체였던 크리스 에반스도 기존에 맡았던 역할과 다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덕에 쉽게 몰입할 수 있어 기존의 역할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 아나 데 아르마스가 연기하는 눈빛과 바디랭귀지는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출연한 원로 배우들은 이미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 본 영화가 별로 없었는데 제이미 리 커티스의 최근작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와는 다른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4. 감상평

범인은 누구인지 허술하게 밝혀져 전통적인 추리 소설을 살짝 비튼 듯한 전개를 통해 극중 인물이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보여줍니다. 추리소설이긴 하지만 인간 이면의 욕심, 비열함, 위선등을 꼬집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등장인물들의 관심은 유산과 판권 등 물질적인 것들이고 인간에 대한 애정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가족에 대한 은근한 비난과 무관심, 조금 더 차지하려는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려는 것이지만 궁극적 목적은 진심은 무엇이었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인 다니엘 크레이그가 사립탐정으로 각 사건을 추리하는 형식이라 1,2편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2편을 보기 전에 1편을 미리 볼 필요는 없지만, 본편을 뛰어넘는 속편이 없기에 1편을 먼저 본다면 2편에서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습니다.